“한 문장이라도 매일 조금씩 읽기로 결심하라. 하루 15분씩 시간을 내면 변화가 느껴질 것이다.” – 호러스 맨, 미국의 교육 개혁가

독서의 중요성

CTO는 Cheif Technical Office인 최고기술책임자로서 회사의 기술적인 분야를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비지니스를 염두에 두고 기술개발에 방향을 잡고 기술연구, 개발을 진행하는 리더입니다. 리더의 역할은 실무자들이 같은 목표로 일할 수 있도록 방향을 조정해주며 결정을 내입니다. 해당 업무를 진행하는데 제약요소들를 제거해주는 서포드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각 프로젝트의 팀원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회사 창립 초기엔 개발인력이 없다보니 제가 중요한 프로젝트들을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클라이언트 시연이 큰 문제없이 완료되었기에 나름 인정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개발팀이 커지다보니 지금은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여러 성격의 프로젝트를 리드하다보니 직접적인 개발이 아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개발 과정의 책임은 그들에게 주어지고 결과의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개발 인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런 개발자 이탈 등 여기저기 불난 곳을 꺼야하는 소방수 역할도 해야 했습니다.

이런 회사 생활 중에 번아웃이 온 적이 있었습니다. 산재되어 있는 일 때문에 정신이 없던 와중에 대표로부터 주변에서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피드백이 들린다는 것입니다. 드러내며 일을 하지 않은 업무스타일 때문일까요. 지속적으로 받는 피드백이 이렇다보니 급기야 내가 이 회사에서 무얼하고 있나란 회의가 들었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이메일, 개발 성격이 다른 대여섯개 팀과 하는 회의들, 개발자들의 불평과 요청들, 각종 지원 사업과 클라이언트 대응, 개발 충원 업무, 나 혼자 해결 해야할 일들…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상황에서 그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평가. 그래도 대표는 이런 피드백을 진심어린 마음으로 이야기한 것이고 회사에 애착이 있어 이대로 사표를 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더구나 떠나야 하는 이유보다는 남아야 할 이유들이 더 많았습니다. 어찌되었든 이 패드백으로 인한 타격감은 컸습니다. 일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환경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남아야 한다면 자신을 변화시킬 방법 밖엔 없습니다. 그래서 그 때부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단순히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책을 읽고 실천하며 번아웃을 해결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사실은 책에는 한 분야의 전문 지식이 녹아져 있다는 것입니다. 책 한권이 나오기까지 준비 기간까지 따지면 몇 년 혹은 십수년이 걸립니다. 수년, 많게는 수십년동안 고민하고 탐구하여 알아낸 대인관계, 기술, 글쓰기 등 전문가들의 실용적인 지식들이 들어있습니다. 독서는 두,세시간의 시간으로 최소 수년 간 장인들의 지식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한 배움은 평생 지속될 것입니다. 시간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몇 백, 수천 배의 수익을 얻는 것입니다.

한국의 석학 이어령 선생님은 ‘나비가 꿀을 딸 때처럼’ 독서를 한다고 합니다. 억지로 읽지 않고, 재미없는 곳은 건너 뛰고 흥미가 가는 부분만 읽는다고 합니다. 마음 편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을 찾아 읽으면 됩니다. 책읽기가 부담스럽다면 하루 일정량을 정해서 독서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루 5장을 읽으면 1년이면 1800페이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을 실천하면 300 페이지 분량의 책으로 일년에 6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책읽기 효과

  1. 우울한 감정 해소

책은 우울한 감정을 해소시킵니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작자로 에세를 지어 에세이란 장르를 만든 미셀 드 몽테뉴는 “내가 우운한 생각의 공격을 받을 때 나의 책에 달려가는 일처럼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라며 우울증 감소에 독서가 효과가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법의 정신의 저자로 권력분립론을 주창한 프랑스의 정치사상가인 몽테스키외 또한 “한 시간 정도만 책을 읽어도 마음의 모든 고통이 사라진다.”라며 일상의 독서를 중요시했습니다.

2. 세상을 움직이는 힘

    위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책은 많은 지식을 제공해 줍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은 “쓸데없는 생각이 자꾸 떠오를 때는 책을 읽어라. 쓸데없는 생각은 비교적 한가한 사람들이 느끼는 것이다.”라고 잡념에서 벗어나는 힘이 책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18세기 유명한 유럽의 작가이자 계몽사상가인 볼테르는 “당신은 책을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또한 당신의 생할은 부질없는 야심과 쾌락을 추구하는 데 바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그 세계는 책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라며 세상을 움직이는 책의 파급력을 강조했습니다. 영국 정치가이자 소설가인 디즈레일리는 “책 속에 갈이 있다.”고 있으며 유명 작가인 마크 트웨인은 “읽지 않는 사람은 읽지 못하는 사람보다 나을 바가 없다.”고 했습니다.

    모든 변화는 앎에서 시작됩니다. 배움을 위해서는 주변에 조언을 구할 동료나 현인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난 인간관계가 그리 넓지 않습니다. 내 주위엔 이를 해결해줄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에겐 이런 문제를 들쳐낼 용기가 없었습니다. 책은 좋은 스승입니다. 제가 번아웃이 왔을 때 저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현인을 찾고자 하는 심정으로 책을 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무엇이 문제인가 고민 중에 내린 결론은 나를 돌볼 시간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내면의 성장이 없었습니다. 닥친 일 처리에 급급한 나머지 거대한 일의 파도에 휩쓸려 살기 위해 발버둥치며 수면으로 머리를 쳐들 뿐이었습니다. 파도에 휩쓸리더라도 평정심을 유지한 채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줄 배가 필요했습니다.

    전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군대 첫 휴가 때 짝사랑하는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를 고대했지만 그녀는 저를 도서관에 끌고 갔습니다. 그 이후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책을 더 멀리했습니다. 현재도 인터넷 서칭이 편합니다. 하지만 위에 말했듯이 삶에 허덕일 때 뭔가 이끌리듯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든 그와 동시에 자신을 돌봐야 합니다. 그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운동일 수 있고 음악, 그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루의 글쓰기로 마음을 다잡는 개발자도 있습니다. 자신이 회사의 비바람에 나는 겨와 같이 흩날리는 삶을 살고 있는 개발자인가요? 그렇다면 당장 나만의 씨를 뿌릴 곳을 찾아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날고날아 어느새 알 수 없는 불길에 던져져 소멸될 지 모를 일입니다. 트라우마를 겪으며 개발일을 그만두어야 할 지도 모릅니다.

    효율적인 독서 실천법

    책을 가까이 하기로 마음 먹은 후 온라인 책 구독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거금을 들여 전자잉크 테블릿도 구매하고 읽을 책을 200여권 담았습니다. 이제 책을 열심히 읽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메모를 하는 독서법’에 대한 책을 발견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이렇습니다. 무조건 많은 책을 읽는 것은 한권의 책을 정독하며 읽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입니다. 결과를 보면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거 같습니다. 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현재 기억에 남는 문구나 책의 제목조차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나이들 수록 뇌세포의 감소 탓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 책에서 주장하는 효과없는 독서의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기억하지 못한다. – Not Memorize
    2. 생각하지 않는다. – Not Think
    3. 글을 쓰지 않는다. – Not Write
    4. 행동하지 않는다. – Not Act
    5. 무언가를 만들지 않는다. – Not Create

    그렇다면 효과있는 독서는 이와 반대일 것입니다.

    1. 오래 기억한다. – Memorize
    2. 생각하는 독서를 한다. – Think
    3. 글을 쓰게 한다. – Write
    4. 행동을 이끈다. – Act
    5. 창조적인 일을 한다. – Create

    위 5가지 기준에서 보면 전 그동안 효과없는 독서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위 말이 맞는지 저자가 주장하는 방법들을 더 파보기로 했습니다. 이 책에서 내세우는 근거는 잘 읽는다는 것은 빨리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읽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실천한 위대한 분들이 많음을 근거로 내세웁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정독과 함께 책을 읽다가 중요한 구절이 나오면 발췌하여 옮겨 적는 ‘초서’의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떠오른 생각과 깨달음이 달아나기 전에 재빨리 종이에 메모하는 ‘질서’의 스킬을 함께 이용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해야하는 5가지 의무사항을 소개합니다.

    1. 책에 밑줄을 치며 메모하기
    2. 책의 중요한 부분을 독서 노트에 옮겨 적기
    3. 책의 전체를 파악할 수 있게 독서 마인드맵을 작성하기
    4. 메모한 것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5. 독서 노트 습관 만들기

    책에 밑줄을 치는 것은 나중에 다시 읽을 때 시간을 절약해 줍니다. 저는 디지털 도서를 선호하는 편이라 밑줄 대신 하이라이트 기능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 노트를 만들어 기록하는 것입이다. 위 저자는 책이 뿌리라면 메모는 꽃이라고 말합니다. 보통 여행을 가서 멋진 풍경이나 맛집을 찾아 음식을 먹기 전에 꼭 사진을 남겨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와 견주어 볼 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전에 가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여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독서도 기록을 남겨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열하일기를 쓴 연암 박지원이 그랬고 다윈 또한 여행하며 메모한 기록으로 종의 기원을 썼다고 합니다. 처음 독서노트법을 시작한 후에 모든 책은 독서노트를 만들어야 하는 압박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바쁜 개발자에게 이게 정말 가능할까요? 자칫 독서가 코드 짜기도 버겨운 개발자들에게 또 하나의 돌덩이를 매게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엄두도 못내는 사람들이 분명 많을 것입이다. 그래서 저는 실천 사항만을 따로 기록합니다. 우선 어떤 책들을 읽었는지 리스트를 만듭니다. 책제목, 저자, 출판사, 분야, 상태 정보, 평가를 적습니다. 평가는 간단히 별표 5개까지로 하고 상태 정보는 대기, 읽는 중, 완료, 중지로 합니다. 책 선택에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됩니다. 별표가 2개이거나 중지 상태라면 다시 볼 필요가 없습니다. 별표 4개 이상이거나 상태가 완독이면 독서 노트를 실천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이 가치있는 책은 정말 기록한 내용이 책의 반 이상이 됩니다. 이것도 부담이라 저는 밑줄로 대신하고 실천할 사항들만 따로 노트에 기록합니다. 이 실천 사항들은 제 하루 일지에 기록이 되어 매일 숙지하고 실천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리

    독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개발자에 전체 삶을 정돈하고 견고히 할 수 있는 자기 계발의 최고의 방법입니다. 독서를 했다면 흔적을 남기고 실천해야 삶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나쁜 독서 습관은 그저 책을 더 많이만 읽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시간을 들여 깊이 읽으려 하지 않고 요점만 파악하려 합니다. 이렇게 한다면 그저 머리 속의 휘발성 지식으로 남습니다. 시간 낭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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